
회사에 한 후배가 있다.
그는 언제나 책임감 있게 자기 일을 해낸다. 소위 '책임강'이 강하다고 할까.
선배에게는 예의 바르고, 후배에게는 따뜻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들로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성실한 업무 태도는 기본이고, 누구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주변 분위기까지 환기시킨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나서서 도우려 하고, 그 어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직장에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진심으로 말이다.
회사 밖에서의 모습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그는 세 아이의 아빠다. 육아와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아이들의 인성과 생활습관까지 세심히 살핀다.
주말이면 가족과 캠핑을 즐기며 추억을 쌓고, 평소에도 아내를 돕는 데 인색하지 않다.
아이 셋 키우며 그는 늘 ‘함께’ 하는 아빠, 남편이 되고자 애쓴다.
그리고 그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진심은,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다.
홀로 계시며 암 투병 중이신 아버지를 위해 그는 언제나 시간을 내고, 물리적 거리와 피로를 뛰어넘어 정성껏 간호와 돌봄을 이어간다.
단순한 효심을 넘어서, 인간적인 사랑의 본보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그의 태도는 따뜻하고 깊다.
가족을 대하는 이 사람의 방식은 말보다 행동에서 전해진다.
그런 그가 나에게 특히 인상 깊은 또 하나의 이유는, 봉사에 진심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회사 봉사단의 총무다. 하지만 단지 직책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무려 2,000시간이 넘는 시간을 사회에 나누었다.
봉사 장소는 다양하다. 노인무료급식소에서는 설거지를 도맡고,
취약계층, 다문화 아동 등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어디서든 그는 티 내지 않고 묵묵히 움직인다.
누구보다 조용히, 그러나 누구보다 오래도록.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을 바꾸는 건 거창한 영웅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들 아닐까.
🌿 따스로그의 시선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조용한 사람'이라는 말엔 때때로 위대함이 숨어 있다.
이런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기록해두고 싶어서.
그는 영웅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나와 함께 일하는 후배로서, 내가 참 존경하는 사람이다.
주위에 이런 사람,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