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9년 겨울, 일본의 전자부품 기업 스미다전기가 한국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450명을 해고했습니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 일본 본사 앞에서 싸우기 시작했고, 낯선 그 땅에서 이들을 맞이한 일본인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자와 타카시와 오자와 쿠니코 부부였습니다.
이 작은 만남은 단순한 ‘연대’를 넘어,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진 진정한 인간애의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 타인을 위한 결심, 국경 너머의 연대
오자와 타카시는 도쿄도 지방 공무원으로, 아내 쿠니코는 약사로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일본 시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는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한국 노동자들의 고통 앞에서, 부부는 눈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노동자들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분하고 슬펐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작지만,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믿었습니다.”
– 오자와 쿠니코
그들은 노동자들이 머무를 숙소를 알아보고, 통역을 돕고, 때로는 함께 거리에 서며 외쳤습니다. 돈도, 명예도 따르지 않았지만 그들에게는 ‘함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습니다.
📌 정의를 향한 긴 싸움
스미다전기 이후에도 오자와 부부는 한국산본, 한국씨티즌, 한국산연, 한국와이퍼, 한국옵티칼 등 수많은 한국 기업의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해 왔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일본 기업의 자회사로, 일본 본사 앞에서의 시위는 사실상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쿠니코는 한국 노동자들과 제대로 소통하고 싶어 1992년 한국으로 건너가 2년간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지원 활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심지어 2021년에는 남편 타카시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7개월간 구속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산연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 중 벌어진 일이었고, 부인은 남편의 재판을 홀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한국의 노동자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오자와를 지지했고, 무려 86명의 한국 국회의원이 일본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연대는 그렇게, 다시 연대를 낳았습니다.
🕊️ “국적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오자와 부부는 2023년 전태일노동상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상은 한국 사회에서도 외면당했던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오랫동안 싸워온 그들의 일생에 대한 작지만 큰 존경의 표현이었습니다.
KBS 1TV 다큐인사이트는 부부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일본사람 오자와>를 제작했고, 이 작품은 일본 노동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초청되었습니다.
🌱 따스로그의 시선
한일 양국은 오랜 세월 동안 민감한 역사와 감정의 골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오자와 부부의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눈을 감고 귀를 닫는 대신, 낯선 이의 고통에 다가갔고, 자신들의 안락함을 희생하며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이 부부를 보면 '정의란 무엇인가', '인간애란 어떤 모습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국적은 달라도, 마음은 같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들로부터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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